

‘D-6’. 마지막 본선 무대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날을
위해 지난여름부터 숨 가쁘게 달려왔다. 치열한 예선을 치르고 ‘톱10’에 오르기까지 때론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고 혹은 감격에 겨워 환호했다. 이제 남은 건 마지막
도전뿐이다. 최고가 되려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감동을 전하는 찬양사역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 것이다.
CCM 오디션 ‘가스펠스타C 시즌2’ 본선에 진출한 톱10은 경쟁이 아닌 같은 길을 걷는 동역자로서 서로의 손을 꼭 맞잡은 이들이다. 이들 톱10의 현재 심경을 들어봤다.
◇모습은 제각각, 찬양에 품은 열정은 하나=성악 전공자,
해외유학생,
입시를 준비하는 고3 학생 등 톱10의 면면은 다양하다. 그러나 찬양에 대한 열정만큼은 한결같다.
최연소
도전자인 고3 김재웅(18)군은 “주일예배 때 목사님께서 너무 좋아하시며 그 자리에서 예선곡을 불러보라고 하셨다”면서 “나의 찬양을 통해 우리 교회가 한층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여성 2인조로 이뤄진 팀인 ‘엘샤다이’ 멤버 이효진(22)씨는 “가사에 진심을 담고 목소리에 감정을 실어 하나님께
드릴 곡을 완성하느라 새벽까지 깨어 찬양 녹음을 하는 내 모습에 반했다”며 웃었다.
톱10의 맏형 문준형(32)씨의
고백은 특별하다. 성악을 전공한 그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차츰 현실에서도 지쳐갔다. 그러던 중 가스펠스타C를 알게 됐다. ‘명색이 성악 전공자인데…’라는 교만함이 있었다. 1차 예선에서
멘토들의 거침없는 지적에 일순간 무너졌다. 2차 예선에선 낮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나섰다. 문씨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성장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 새롭고 뿌듯하다”며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있던 나를 건져주신 주님을 죽는 날까지 찬양으로 감동을 전하는 자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첼로 전공자인 정수연(22)씨 역시 “금전적인 이유로 각박해진 삶 때문에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조차 묻어버리려 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가스펠스타C를 통해 지친 육체와 영을 치유받았고 “하나님께서 찬양하라고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느꼈다”고 선포했다. “세상에서 저를 볼 땐 극적으로 변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목소리와 악기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겠다고 약속했고 이미 성큼 그분께 다가섰습니다.”
◇CCM, 교회 안에만 머무는 게 아쉬워=예비 찬양사역자들은 가스펠스타C에 출연하면서 CCM가수 소향이 ‘나가수’에 출연해 선전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들도 한번쯤 그런 ‘꿈의 무대’를 그려보지 않았을까.
CCM ‘야곱의 축복’을 쓴 김인식
멘토에게 지도를 받은 문예지(25)씨는 “CCM이 아무래도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용어조차 생소해 한다”며 “CCM
앨범을 내더라도 알릴 수 있는 기회들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런 면에서 소향의 ‘나가수’ 도전은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예비 찬양사역자들에게 열악한 CCM 환경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찬양사역자들은 많지만 교회나 집회에서 요청하는 사역자들은 제한적이다. 그만큼 찬양을 부를 수 있는 무대가 좁다는 얘기다. 이들이
앨범을 내고 활동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룹 ‘크라이젠’의 김브라이언 멘토가 선택한 김은혜(19)씨는 “지금 사역한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솔직히 곡을 만들고 사역을 하기
위해 드는 재정적 문제는 고민”이라며 “이는 나뿐 아니라 선배 CCM 사역자들도 겪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영성을 겸비한 도전, 그 자체가 기뻐=그럼에도 이들은 환경을 보지 않고 거침없이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 출신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유학 중인 강세원(27)씨는 “내가 찬양하는 것이 하나님보다 앞서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음악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영성”이라고 밝혔다.
‘엘샤다이’의 강하라(20)씨도 “CCM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쉽지만 찬양은 마음의 밭을 갈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며 “음악성보다 영성이 우선돼야 듣는 이들도 반응할 것이고 결국 사역자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님은 열정을 갖고 믿음으로 도전하는 사람을 찾고 계신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 예비 찬양사역자야말로 준비된 하나님의 일꾼이 아닐까. 톱10이 출연하는 최종 본선은 오는 12일 오후 7시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다. 가스펠스타C 주관 방송사인 C채널은 “모두 무료 입장이고 선착순 600명에게
기념품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원문보기 :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6504302&cp=nv